3억 5천만 년 전 처음 하늘을 난 잠자리는
지금도 그 높이 그 빠르기로
팔랑팔랑 소리없이 날아가고 있고
날아가서는 곧 다시 돌아오고
100년밖에 안 된 비행기는
날마다 더 높이 빨리 날아보려고
쌕쌕 숨을 헐떡이며 달아나고 있고
달아나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고
10년도 안 된 돈, 사랑, 약속 같은 것
손가락 걸어 약속하고 침 묻혀 헤아렸던 날들
날개도 없이 풀풀 날아가
어느 품에 안겼는지 영영 기별도 없고
- 최영철 시집 < 금정산을 보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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