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피집에 가고 싶네.
굴피 껍질 덮고 낮은 집에 살고 싶네.
저녁 굴뚝 되고 싶네
저문 연기 되어 퍼지고 싶네
허릴 굽혀 방문 열고 담벼락 한켠
아주까리 등잔불 가물거리는 아랫목에 눕고 싶네
육전소설 읽고 싶네
뒷산 두견이 삼경을 흠씬 적시다 가고난 후
문풍지 혼자 우는 굴피집에 눕고 싶네
나 굴피집에 가고 싶네.
* 육전소설 : 1913년부터 신문관에서 간행한
값싼 문고본 소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심한 구름 / 허수경 (0) | 2024.06.14 |
---|---|
택배를 출항시키다 / 오희옥 (0) | 2024.06.14 |
죽부인(竹夫人) / 김후자 (0) | 2024.06.14 |
공산성의 들꽃 / 문효치 (0) | 2024.06.13 |
짝사랑 / 최미열 (0) | 2024.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