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을 앞세워 이 집 저 집 걸립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야 풀뿌리 나무껍질로 달랑달랑 목숨 줄
이어가던 숨 가쁜 보릿고개 시절이었어도
무엇이든 흥겹게 절로 내어줄 수밖에 없었던
노랫말이 없어도 신명 나는
인종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농악은 요란하지만 시끄럽지 않다
박자와 리듬과 질서가 섞여 오히려
지독한 소음조차 몰아치는 이 음악을 듣다 보면
문명을 벗어던지며 잠깐 들썩들썩 원시인이 된다
무엇보다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
먼 데서, 아득히
끊겼다 이어지던 鄕愁의 징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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