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옥자이구요 동생은 월자입니다
동생은 늘 이렇게 말했죠
월자가 뭐야, 매월이나 월매라고 짓지
칠팔십년대 드라마 속 작부나 식모 이름에는
옥자가 흔하고 흔해,
이죽거리는 남편에게 맞받아쳤죠
영자와 순자의 전성시대를 모르냐
친절한 금자씨의 전성시대도 있었다
옥자의 전성시대도 곧 올 거라고 말이죠
일본 유학까지 다녀오신 할아버지께서
손녀의 이름을 고심고심하시다가
귀하디귀하게 되라고 지어주신 구슬 玉 아들 子
子자 돌림시대를 대표하는 이름입니다
촌스런 이름이 부끄럽지 않냐구요
애기똥풀 큰방가지똥 며느리밑씨개 오랑캐꽃
다 푸르고 향기롭고 당당하기만 합니다
재봉공장 시장통 저문 들녘에 억척스레 피어난
지금 이 땅은,
말자 숙자 미자 춘자의 전성시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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