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전성시대 / 우옥자

 

 

 

 

 

 

 

 

 

 

 

 

 

 

 

 

 

 

 

 

 

 

 

 

 

 

 

 

  내 이름은 옥자이구요 동생은 월자입니다

  동생은 늘 이렇게 말했죠

  월자가 뭐야, 매월이나 월매라고 짓지

 

  칠팔십년대 드라마 속 작부나 식모 이름에는

  옥자가 흔하고 흔해,

  이죽거리는 남편에게 맞받아쳤죠

  영자와 순자의 전성시대를 모르냐

  친절한 금자씨의 전성시대도 있었다

  옥자의 전성시대도 곧 올 거라고 말이죠

 

  일본 유학까지 다녀오신 할아버지께서

  손녀의 이름을 고심고심하시다가

  귀하디귀하게 되라고 지어주신 구슬 玉 아들 子

  子자 돌림시대를 대표하는 이름입니다

 

  촌스런 이름이 부끄럽지 않냐구요

  애기똥풀 큰방가지똥 며느리밑씨개 오랑캐꽃

  다 푸르고 향기롭고 당당하기만 합니다

 

  재봉공장 시장통 저문 들녘에 억척스레 피어난

  지금 이 땅은,

  말자 숙자 미자 춘자의 전성시대 입니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들대봐 / 김형영  (0) 2024.07.18
국데워라 금순아 / 김수열  (0) 2024.07.17
꽃문 / 양태의  (0) 2024.07.17
농악 / 나석중  (0) 2024.07.17
아버지의 등 / 김현식  (0) 2024.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