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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홀로그램처럼 / 김백겸

 

 

 

 

 

 

 

 

 

 

 

 

 

 

 

 

 

 

 

 

 

 

 

  10의 120승의 크기라는 불가사의不可思議가

  인간사유의 종점일까

  10의 128승의 크기인 무량수無量數가

  비로자나불의 대광보전大光寶殿일까

  10의 마이너스 21승의 미시세계까지

  마음을 비워야 청정淸淨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마음을 비우면

  그 자리가 불성佛性이라는 이론은 정말일까

 

  내가 바라보는 사차원의 세상이

  다른 차원의 그림자라면 실재實在의 풍경은

  어떤 눈과 귀를 가져야 내 정신에

  홀로그램처럼 드러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 졌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티벳 밀교의 수도자가 되기 위해

  비행기를 예약해서 늑대처럼

  소문과 자취도 없이 사라져야 하나

 

  눈을 들면 밤나무 검은 잎새 사이로

  흰 날개의 새들이 날아가고 뭉게구름위로

  새털구름이 중중무한重重無限으로 떠 있는

  여름날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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