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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赤家里 / 김산옥

 

 

 

 

 

 

 

 

 

 

 

 

 

 

 

 

 

 

 

 

 

  산등성 올라가는 길 바위틈 할미꽃

  뿌리내린 틈바구니를 내려다본다

  피어날수록 제 키 밑으로 떨어지는 할미꽃

  꽃모가지를 당기는 꽃이 무거워 보인다

 

  한여름에도 털조끼를 입던 당신

  성경책 세로줄 활자를 천천히 훑어 내리던 돋보기

  둥그런 렌즈 속으로 빨려들던 활자들

  제각기 다르게 꿈틀거리던 생각난다

  글자와 글자 사이 텅 빈 여백 울렁이던 생각난다

  허옇게 센 당신 눈썹 떨리던 생각난다

 

  할미꽃 앞에서 나비 한 마리

  날개를 떨어뜨리고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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