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슴에는
두레박줄을 아무리 풀어내려도
닿을 수 없는 미세한 슬픔이 시커먼
이무기처럼 묵어서 사는 밑바닥이 있다
그 슬픔의 바닥에 들어간 적이 있다
안 보이는 하늘이 후두둑 빗방울로 떨어지며
덫에 걸린듯 퍼득였다
출렁이는 물 위로
누군가 시간의 등짝으로 떠서 맴돌다
느닷없이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소루쟁이 풀들이 대낮에도 괭이들을 들쳐메고
둘러선 내 마음엔 바닥없는 푸른 우물이
오래 묵어서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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