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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깊은 우물 / 노향림

 

 

 

 

 

 

 

 

 

 

 

 

 

 

 

 

 

 

 

 

 

 

 

 

 

 

 

 

 

 

 

 

 

 

 

  그대 가슴에는

  두레박줄을 아무리 풀어내려도

  닿을 수 없는 미세한 슬픔이 시커먼

  이무기처럼 묵어서 사는 밑바닥이 있다

 

  그 슬픔의 바닥에 들어간 적이 있다

  안 보이는 하늘이 후두둑 빗방울로 떨어지며

  덫에 걸린듯 퍼득였다

 

  출렁이는 물 위로

  누군가 시간의 등짝으로 떠서 맴돌다

  느닷없이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소루쟁이 풀들이 대낮에도 괭이들을 들쳐메고

  둘러선 내 마음엔 바닥없는 푸른 우물이

  오래 묵어서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