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을 부르면 마음속에 등불 켜진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나지막하고 따뜻해서
그만 거기 주저앉고 싶어진다
애린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저며 온다
흰 종이 위에 노랑나비를 앉히고
맨발로 그를 찾아간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는 없다
연모란 그런 것이다.
풀이라 부르면 풀물이,
불이라 부르면 불꽃이,
물이라 부르면 물결이 이는 이름이 있다
부르면 옷소매가 젖는 이름이 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별이 뜨고
어떤 이름을 부르면 풀밭 위를
바람이 지나고 은장도 같은 초저녁 별이 뜬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부를 이름 있어,
가슴으로만 부를 이름 있어
우리의 하루는 풀잎처럼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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