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떨어져 밟히는 그 짧은 사이
한 사람의 생애가 왔다가 간다.
바람은 몸 안에 새소리 하나 심어놓고
살구꽃 진 언덕을 남루뿐인 한 생애가
비틀거리며 올라가는 동안
시간은 잠깐 우물에 비친 바람소리 같다
내가 너를 안을 때
내 안의 우주가 미묘하게 떨리듯
꽃 한 송이 벌어질 때 하늘로 난 창문 하나 열리듯
너는 없지만 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울던 사람들이 눈물을 닦고
꽃 떨어져 밟히는 길을 손 모으며 걸어갈 때
자신을 쏜 암살자를 향해 합장하며 쓰러지던
마하트마 간디처럼
세상의 슬픔 속에 우린
따뜻한 미소 하나 심을 수가 있을까?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류를 보며 / 박재삼 (0) | 2024.09.12 |
---|---|
그 우산은 어디로 갔을까 / 김주수 (0) | 2024.09.12 |
그리움 / 이상윤 (0) | 2024.09.12 |
어떤 이름 / 이기철 (0) | 2024.09.12 |
흙 / 오영록 (0) | 2024.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