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객지에서 온 딸을 위해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웠다 어릴 적 아버지 상에만 오르던
고등어를 먹으며, 문득 고등어는 왜 등이 푸른가
어머니 등에도 푸른 멍이 있을 거라고
몸속에 들어오는 소금물을 걸러내며
짠물에 물들지 않는 고등어 같이 나도
그렇게 살아야 혀
푸른 멍을 가진 고등어로 살아
그 어떤 상처가 건드려도 멍들지 않았으면
푸르다는 건
비늘 벗겨진 지느러미의 파란 감정들일지도
거친 현실의 바다를 끌어안으면
또 하나의 삶을 만들어낸 푸른 멍 들일지
제 온몸을 밀고 가느라
바다에서 맺힌 고등어의 푸른 멍이 사르르 녹아
사라지며 멍의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의 내부, 그곳에도 멍이 서식하고 있는가
비늘이 다 떨어지고 비린내가 가셔지는
내 등에도 멍자국이 점점 늘어가고 그날
그 저녁 밥상이 그리워 푸른 고등어를 구웠다
아직 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딸아이
대뜸 비린내가 싫다고 투덜거린다
딸아이의 몸은 멍들기엔 아직 환하므로
나는 아무 말 없이 고등어의 푸른 멍을 삼켰다
마음에 아직 나를 업고 있는
등 굽은 어머니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