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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눈물의 염도 / 김인육

 

 

 

 

 

 

 

 

 

 

 

 

 

 

 

 

 

 

 

 

 

 

 

 

 

  눈물은 나의 오랜 양식

  이 세상 처음으로 맛본 것도 그것이었네

  코흘리개 다섯 살은

  콧물의 참맛에 미혹되었던 시절

  아홉 살 땐 주먹다짐을 하다가

  펑펑 코피를 쏟고

  뜨거운 피맛까지 알게 되었네

  눈물, 콧물에 생피까지 먹었으니

  나는 이미

  나를 모두 맛본 셈이네

  그때 나는 알게 되었네

  눈물 콧물 핏물이

  모두 염장이 되어 있다는 사실

  신께서 나를 온존케 하기 위해

  함부로 부패하지 말라고

  세월 따라 숙성이 되라고

  알맞게 온몸을 염장해 놓았음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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