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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운주사 돌부처님께 말 걸기 / 김창완

 

 

 

 

 

 

 

 

 

 

 

 

 

 

 

 

 

 

 

 

 

 

   어느 별에서 망명 온 난민인지요

   온몸 가득 마마 자국 더께 진 몰골에

   집도 절도 없이 노숙자로 사시는

   영구산靈龜山 운주사雲住寺 돌부처님들

 

   왜 하필이면 눈 뜨고 코 베어 가는 이 막돼먹은

   세상에 오셨는지요

   아낙네가 코 떼어 속곳 속에 감춰도

   없어도 없지 않고 있어도 있지 않으니

   숨 쉬지 않고도 영겁으로 가시며

 

   아등바등 사는 이들 깨진 꿈 주워

   개떡탑 거지탑 요강탑 쌓아 놓고

   어느새 내 맘속에 기척 없이 들어와

   탐욕 덩어리 모아 돌탑 천 기 쌓더니

 

   지쳐 널브러진 우리 삶의 너럭바위에

   마마 자국처럼 천문도 쪼아 놓고

   그 위에 누워 밤낮으로 하늘만 보면서

   왜 혼자 빙그레 웃는지요

   혹시 고향 별이라도 찾았는지요

   아니면 여기가 극락인 걸 깨달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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