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상처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가리봉으로 와
아무도 없는 술집에서 뼈해장국 시키면
거기 네 설움이 울대째 넘어온 듯
퉁명스러운 감자 몇 알이 묻어 나올 거야
때 타고 흑먼지 묻었지만
씻겨놓고 보면 말갛던 네 옛 친구들이
퍽퍽하니 목에 메일지도 몰라
어우러져 한솥 펄펄 끓었어도
제각기 자란 토양 달라 한 맛 내기 쉽잖던 시절
왜 우린 서로 뼈처럼 단단해지기만을 바랐을까
바람 불어 오거리 쓸쓸한 날
아무도 없는 해장국집 들러
다글다글 끓는 지난날 떠올리자면
거기 내 그리움도 얼큰히 풀려
고춧가루 서너 숫갈 더 퍼부어도 시원찮은데
지금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맵고 짠 기억들 울울이 가슴에 안고
열 갈래 스무 갈래 떠나간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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