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목에 걸고 거울을 본다
살기 위해서는 기꺼이 끌려가겠다는 의지로
내가 나를 묶는다
한 그릇 밥을 위해 기꺼이 목을 꺾겠다는,
또한 누군가를 꼬여 넘기겠다는 의지
그래서 무엇을 그럴싸히 변명하겠다는 듯
넥타이는 달변의 긴 혓바닥을 닮았다
그것이 현란할수록 끌려가면서도 품위는
유지하겠다는 위장술, 혹은 저 밀림 속으로
누군가의 멱을 끌고 갔었던,
따라서 진즉 교수대에 올랐어야 할 자가
제 목을 감추는 보호색일지도 모른다
잘 보라
또한 넥타이는 올가미를 닮았다 그것이
양말이 아니라서 목에 두르는 것은 아니리라
마지막이듯 넥타이를 조이며 묻는다
죽을 각오는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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