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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나는 이제 나무에 기댈 줄 알게 되었다

   나무에 그대어 흐느껴 울 줄 알게 되었다

   나무의 그림자가 될 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왜 나무 그늘을 찾아

   지게를 내려놓고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강물을 따라 흐를 줄도 알게 되었다

   강물을 따라 흘러가다가 절벽을 휘감아 돌 때가

   가장 찬란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질 무렵

   아버지가 왜 강가에서 지게를 내려놓고

   종아리를 씻고 돌아와

   내 이름을 한 번씩 불러보셨는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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