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을 헤맨 지 보름만에 중환자실에서
회복실로 옮기던 날
효도한답시고 특실로 모셨다
- 아따 좋다이 근디 겁나게 비쌀 틴디
- 돈 생각 말고 푹 쉬어
- 후딱 짐 싸라 일반실로 내려가게
- 근천 그만 떨어 누가 엄마한테 돈 내래?
뜬눈으로 간병한 사람은 안중에도 없지?
늙으면 남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만 안다더니
틀린 말 아니네
설득하고 대꾸하고 통사정하다가 풀죽은 넋두리에
벼락 맞은 듯 기겁해
황급히 입원 도구를 꾸렸다
- 아가 독방은 고독해서 못 써야
통로 끝집 해남댁이 베란다서 떨어진 것도
다 그 때문 아니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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