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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유서 / 백현국

 

 

 

 

 

 

 

 

 

 

 

 

 

 

 

 

 

 

 

 

 

 

 

 

 

 

 

 

  울컥,  시들한 세상살이

  유서 한 장 쓰고 죽어 볼 요량으로

  새우깡 한 봉지 뜯고 나발 분  쐬주 두 병

  A4 용지 한 장 방바닥에 쓰러뜨려 놓고

  일필휘지 할 요량으로 잡은 싸인펜 

  떤다.

 

  유서

  .......

  .......

 

  쓰펄, 쓸 게 없다

  이 나이 되도록 A4용지 한 장도 안 되는

  인생을 살았구나

  결국 죽을 자격이란

  A4용지 한 장 꺼리나 되야 생기는구나

 

  축난 새우깡 봉지 보며 실없이 웃는

  쓸쓸한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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