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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닻을 내린 그 후 / 김미선

 

 

 

 

 

 

 

 

 

 

 

 

 

 

 

 

 

 

 

 

 

 

  이 핑계 저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세월 넘겨 찾아뵈오니

  아버지 풀 속에 누워 씨를 뿌리고 계시더라

  뫼풀들과 소곤소곤 얘기하시느라

  본척만척 하시더라

  이생의 모든 업 다 풀고 풀되어

  바람하고도 한 몸이 되어 춤추고 계시더라

 

  못내 섭섭하여

  모퉁이 돌아서서 훌쩍거렸지만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소복소복한 뫼풀 울타리 안겨

  풀과 나비도 부르고 계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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