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핑계 저 핑계로 찾아뵙지 못하고
세월 넘겨 찾아뵈오니
아버지 풀 속에 누워 씨를 뿌리고 계시더라
뫼풀들과 소곤소곤 얘기하시느라
본척만척 하시더라
이생의 모든 업 다 풀고 풀되어
바람하고도 한 몸이 되어 춤추고 계시더라
못내 섭섭하여
모퉁이 돌아서서 훌쩍거렸지만
이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소복소복한 뫼풀 울타리 안겨
풀과 나비도 부르고 계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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