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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선창 술집 / 김명수

 

 

 

 

 

 

 

 

 

 

 

 

 

 

 

 

 

 

 

 

 

 

 

 

 

 

 

 

 

  앵미리 굽는 연기가 술집 안에 자옥하다

  오징어 배를 탔던 사내

  장화를 신은 채 목로에 들어와 소주를 마신다

  주모는 술손님과 너나들이로 스스럼이 없다

  남편도 옛날에 오징어 배를 탔다 한다

  사내들이 주모에게 소주잔을 건네고

  주모가 서슴없이 술잔을 받는다

  진눈깨비가 몰아치고 날씨가 사납다

  술청 안에 욕설이 뒤섞이고 멱살잡이가 벌어진다

  자정이 넘어서야 술집 불이 꺼지고

  비틀대며 사내들이 선술집을 나선다

  동이 트자 환한 해가 술청으로 쏟아진다

  어느새 주모가 선창으로 나선다

  안주감을 흥정하는 그녀의 얼굴에

  싱싱한 아침해가 환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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