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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돋보기를 쓰고 / 박현자

 

 

 

 

 

 

 

 

 

 

 

 

 

 

 

 

                       

 

 

 

 

 

 

 

 

 

 

  어느새 돋보기를 써야 할

  아무리 천천히 페달을 밟아도 기어이 당도하는

  볼록렌즈 너머로 보이는 문신 같은 상처들

  벌받는 시간에 기대 죄목 하나하나 읽어 내려간다

  잘못 살아온 대가를 치러야 하는 아쉬움과

  돋보기를 쓰기 전 투명하지 않았던 날들

  삶이 잘 보였더라면 후회가 덜 했을까

  저만치 꼿꼿한 욕심 렌즈 가까이 내려않고

  초라한 시력 앞에서 이제는 알 것 같다

  마음도 돋보기를 써야만 더 선명해지는 것을

  하나씩 포기하고 두 개쯤은 접어두며

  끝내 참지 못하는 속내 감추려 한다

  확대경 위로 전해지는 죄(罪)를 반성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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