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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입 / 천양희

 

 

 

 

 

 

 

 

 

 

 

 

 

 

 

 

 

 

 

 

 

 

 

 

 

  황닷거미는 입에다 제 알집을 물고 다닌다는데

  시크리드 물고기는 입에다 제 새끼를

  미소처럼 머금고 있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업을 저지르네

 

  말이 망치가 되어 뒤통수를 칠 때 무심한

  한마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때 입은

  얼마나 무서운 구멍인가

 

  흰띠거품벌레는 입에다 울음을 삼킨다는데

  황새는 입에 울대가 없어 울지도 못한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비명을 내지르네

 

  입이 철문이 되어 침묵할 때 나도

  모르는 것을 나도 모르게 고백할 때 입은

  얼마나 끔찍한 소용돌이인가

 

  때로 말이 화근이라는 걸 일러주는 입

  입에다 말을 새끼처럼 머금고 싶네

  말없이 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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