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닷거미는 입에다 제 알집을 물고 다닌다는데
시크리드 물고기는 입에다 제 새끼를
미소처럼 머금고 있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업을 저지르네
말이 망치가 되어 뒤통수를 칠 때 무심한
한마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때 입은
얼마나 무서운 구멍인가
흰띠거품벌레는 입에다 울음을 삼킨다는데
황새는 입에 울대가 없어 울지도 못한다는데
나는 입으로 온갖 비명을 내지르네
입이 철문이 되어 침묵할 때 나도
모르는 것을 나도 모르게 고백할 때 입은
얼마나 끔찍한 소용돌이인가
때로 말이 화근이라는 걸 일러주는 입
입에다 말을 새끼처럼 머금고 싶네
말없이 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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