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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폐자전거를 보다 / 정완희

 

 

 

 

 

 

 

 

 

 

 

 

 

 

 

 

 

 

 

 

 

 

 

 

 

 

 

 

 

 

 

 


  언제쯤 버려졌는지도 모를 오래된 자전거

  누군가에 의해 자물쇠로 봉인된 채

  아파트 단지 주차장 옆에 쓰러져 있다.

  바퀴에 족쇄가 채워진 채 잊혀지는 것들

 

  아파트단지마다 수없이 녹슬고 있는 이들은

  결코 낡아서 죽은 게 아니다.

  단지 싫증나서 버림받은 것

  처음 새 자전거를 만났을 때 마주했던 설레임과

  가슴 두근거리던 열정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부러진 페달과 끊어진 체인

  녹과 먼지에 둘러싸여 생을 포기한 프레임

  바람과 함께 질주했던 욕망이 빠져나간 타이어

  철창 속에서 안락사 될 날만 기다리는 유기견들이나

  장례식장 한켠에 붙어있는 요양병원의

  사람 그리운 노인들의 눈빛들처럼

 

  몇 년마다 한 번씩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버려진 자전거의 봉인된 쇠사슬을 끊고

  트럭에 실어 하늘나라로 올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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