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꾸 열쇠를 잃어버린다.
등짝을 때리고 새 열쇠를 만들어 건네준다
뭔가 이야기를 하려던 아이가 성난 얼굴을 하더니
훌쩍이며 그냥 밖으로 나간다.
하루 종일 아이가 마음속에 들어앉아 운다.
열쇠는 다시 복사하면 되는데……
미안하다는 생각에 자꾸 집으로 전화하지만
집은 텅 비어 있다.
아이에게 건네준 것은 열쇠만이 아니다.
퇴근해 왈칵, 서러움이 쏟아진다.
아이는 어쩌면
서러움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한동안 잊고 지낸 것이다.
빈 집에 들어와 가장 먼저 불을 켜는 사람이
바로 아이라는 것을.
엄마도 아빠도 아이가 켠 불빛 보고
집에 들어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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