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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반말論 / 이화은

 

 

 

 

 

 

 

 

 

 

 

 

 

 

 

 

 

 

 

 

 

 

 


  말을 섞는다는 건 혀를 섞는다는 말

  말을 반으로 잘라 서로의 몸에 바꾸어

  삽입한다는 말

  그래서 몸을 섞고 나면 남과 여는 서로

  반말을 한다는데,  반만 말해도 된다는데

  싸래기 눈이 싸래기밥 먹고 지저귀는 빈 입처럼

  시끄러운 겨울날

  싸그락싸그락  싸래기 눈이 내 혓바닥을

  긁어대는 날에는 나도 누군가와 말을 트고 싶다

  혓바닥 반을 낚시 바늘처럼 꼬부려

  싸그락 싸그락

  벌거벗은 반말 하나 건져 올리고 싶다

  심야전기가 노릇노릇 내 정사의 등짝을 구워줄

  불타는 대낮의 심야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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