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장미가
화훼농장에서는 여섯 번을 피워내야 한다고 한다.
덕분에 장미의 일생은
30년에서 6년으로 줄었다는데,
24시간 불 밝힌 양계장에서
밤낮 사료 먹으며 알을 낳는 닭도
2년도 못 가 수명이 다한다고 한다.
화훼농장 장미는 양계장 닭을 위해
무리하게 장미 백만 송이를 준비하고,
양계장 닭은 화훼농장 장미를 위해
무리하게 매일 알을 낳는다.
현실과 차단된 벽속에 갇혀 사는 장미와 닭,
감히 벽을 허물어 현실과 맞서지 못하고
주인에 의해 길들여져 간다.
화훼농장과 양계장에서처럼, 우리의 아이들이
현실과 차단된 자기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컴퓨터에 몰입한다.
울타리 안에 갇힌 장미와 닭들처럼
자기만의 세계에 길들여져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의 총성이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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