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강가에 물안개 자욱했다네
온몸 강물 위에 풀어놓고
모든 것 품어 촉촉하게 적시던 밤
우두커니 강둑에 서서 하염없이 상념에 빠졌다네
떠밀려가는 세월 붙잡아 비밀한 사랑 하나
만날 수 있다면,
안개 자욱한 달밤이면 더욱 좋겠네
희뿌연 안개로 휘장을 드리우고
젖은 눈빛 아낌없이 주고받으며
마지막 열정 다 타도록 밤을 새워
흠뻑 온몸 적시고 싶었다네
안개 걷히면 끝날 사랑이라 해도
생각 속에 숨겨둘 사람이라 해도
잊지 못할 사랑 한 번 해보고 싶었다네
팍팍하던 가슴 흥건하게 젖어버린
물안개 피는 아름다운 밤이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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