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제가 지금부터
신춘문에 시를 쓰려고 하는데요
신춘문예 시는 좀 있어 보여야 한대요
이전 해에 당선된 작품들을 훑어보고 비슷하게
따라 쓰래요 그건 자기 시가 아니라고요?
어차피 시 써도 봐주는 사람 없잖아요
유명해지면 쓰고 싶은 거 마음껏 쓰세요
그땐 좀 봐주는 사람이 있겠죠
문창과를 입술에 문 섹시한 금수저라면
확률이 조금 더 높긴 하죠
심사위원 분들 제 말이 맞나요?
낯설게 쓰세요 자기가 쓴 시를 몰라볼 정도로
자, 이제 눈을 감고 키보드 두드린 다음 그걸
그대로 보내 보세요 미리 축하드려요!
분명 당선하실 겁니다
- 시집 『모든 삶은 PK로 이루어져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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