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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땅이 / 양애경

 

 

 

 

 

 

 

 

 

 

 

 

 

 

 

 

 

 

 

 

 

 

  사람 나이 80이 넘으면 

  땅이 몸을 마구 끌어당긴다

  한쪽 다리를 들어 한 걸음 옮기려는 것뿐인데

  산을 뿌리째 뽑아 옮기는 듯 

  그래서 키가 줄고 허리도 허물어진

 

  그저 체중이 45킬로그램 나가는 엄마의 몸이

  지나가다 내 팔에 툭, 걸리기라도 하면, 

  나까지 땅속까지 끌려 들어갈 것만 같다

  깊이 묻혀 다시는 못 올라 올 것만 같다

  비명을 지르며

  나 혼자 멀리멀리 도망쳐버리고 싶어진다

 

  노인과 둘이서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 해도 

  땅이 마구마구 밑으로 잡아 당기면 -

 

                              - 시집 읽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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