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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내가 너를 잊어도 우주는 변하지 않는다 / 윤고영

 

 

 

 

 

 

 

 

 

 

 

 

 

 

 

 

 

 

 

 

 

 

 

 

  내가 너를 잊는 건 시간문제다

  봄날에 들판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한번 지나간 자리에 그 바람은 다시 오지를 않는다

 

  청청한 하늘에 퍼져있는 나의 생각이

  언제라고 정하지 못한 시간에 불현듯

  너를 그리워할지 몰라도

  햇살이 햇살을 베어 먹는다든지 아니면

  아기의 손바닥 같은

  나무랄 데 없는 그런 순수에 치여

  생각은 생각으로만 그칠 뿐이다

 

  내가 너를 잊는 건 시간문제다

  기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날 때처럼

  눈앞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순간도

  지나고 나면 잠깐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복잡한 일상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삶의 질과 양을 저울질해 보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몇 날의 가닥을 짚어보면

  어두우면 가려지는 먼지처럼

  참으로 부질없는 눈 떠 있는 바보가 되고

  그러한 모순의 논리 뭉테기로 모아보면

  내가 너를 잊어도 우주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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