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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낮술 한잔을 권하다 / 박상천

 

 

 

 

 

 

 

 



 

 

 

 

 

 

 

 

 

 

 

 

 

   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거나, 뭐 그런 것.

   그 금기를 깨트리고 낮술 몇 잔 마시고 나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햇살이 황홀해진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아담과 이브의

   눈이 밝아졌듯 낮술 몇 잔에 세상은 환해진다.

   우리의 삶은 항상 금지선 앞에 멈칫거리고

   때로는 그 선을 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라.

   그 선이 오늘 나의 후회와 바꿀 만큼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지.

   낮술에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짜릿함이 있어

   첫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에서부터

   '싸아'하니 온몸으로 흩어져간다.

   안전선이라는 허명에 속아

   의미 없는 금지선 앞에 서서 망설이고

   주춤거리는 그대에게 오늘 낮술 한 잔을 권하노니,

   그대여 두려워 마라.

   낮술 한잔에 세상은 환해지고

   우리의 허물어진 기억들,

   그 머언 옛날의 황홀한 사랑까지 다시 찾아오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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