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개의 눈물로 허전한 목을 장식한다
조개가 그토록 밀어내던 한 알 한 알의 상처들
오랜 시간 입안에서 궁글려 동글동글 뽀얗다
찰나의 틈으로 뛰어든 굵은 모래알
부드러운 살을 파고들 때 조개는 결심했을 것이다
이 악성종양을 밀어낼 수 없다면
살이 썩기 전 진액을 짜내어 감싸겠다고
어느 젊은 가수도
암과 싸우지 않고 보듬겠다고 했는데
그 얼굴이 진주처럼 빛났는데
나는 조개의 통증을 좋아하는 속물
절망의 크기 만큼
눈물을 흘린 만큼
주름진 목을 칭칭 돌려 감고 외출은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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