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진주 목걸이 / 마경덕

 

 

 

 

 

 

 

 

 

 

 

 

 

 

 

 

 

 

 

 

 

 

 

 

 

 

 

 

  백 개의 눈물로 허전한 목을 장식한다

  조개가 그토록 밀어내던 한 알 한 알의 상처들

  오랜 시간 입안에서 궁글려 동글동글 뽀얗다

  찰나의 틈으로 뛰어든 굵은 모래알

  부드러운 살을 파고들 때 조개는 결심했을 것이다

  이 악성종양을 밀어낼 수 없다면

  살이 썩기 전 진액을 짜내어 감싸겠다고

  어느 젊은 가수도

  암과 싸우지 않고 보듬겠다고 했는데

  그 얼굴이 진주처럼 빛났는데

  나는 조개의 통증을 좋아하는 속물

  절망의 크기 만큼

  눈물을 흘린 만큼

  주름진 목을 칭칭 돌려 감고 외출은 가벼워진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정지원  (0) 2025.01.02
지금 / 김 언  (0) 2025.01.02
세수 / 곽재구  (0) 2025.01.02
낮술 한잔을 권하다 / 박상천  (0) 2025.01.02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 / 장석주  (0) 202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