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얼마 못 산다
내 병 내가 안다
내일은 린스 좀 가져오렴
부스스 까치집 짓고 거기 갈 수 없잖아
먼저 간 니 아버지 낮술로 불콰해져 멋쩍게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환자복은 싫어
하늘하늘 명주옷 한 벌 입혀서 보내줘
친정 고샅길 걷듯 훠이훠이 가볍게 갈게
꽃누비 버선은 꼭 신겨라
발 시리면 돌아오고 싶을지 몰라
너무 조바심 내진 말어
이제는 붙잡아도 가야돼
머리 허연 저 철부지 맡아줄 니가 있어 다행이야
밥꼭 챙겨 먹여
어머니 쉼 없이 뱉어낸 말들이 내 안에서 피었다 지네
마른 꽃 진 자리에 어머니
시록새록 다시 피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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