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 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 아직 상처를
처매주지 못 했거나 우물안의 잣대를 품어
하늘의 높이를 재려는 얄팍한 깊이로
서로에게 우를 범한 일들
새벽 산책길 이제 막 눈을 뜬 들풀을
무심히 밟아댄 아주 사소함까지도
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은 온도 차이로 성애를 만들고,
닦아내지 않으면
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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