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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커피를 내리며 / 허영숙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 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 아직 상처를
   처매주지 못 했거나 우물안의 잣대를 품어
   하늘의 높이를 재려는 얄팍한 깊이로
   서로에게 우를 범한 일들

   새벽 산책길 이제 막 눈을 뜬 들풀을
   무심히 밟아댄 아주 사소함까지도
   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것처럼
    마음과 마음은 온도 차이로 성애를 만들고,
   닦아내지 않으면

   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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