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어둔 육쪽마늘 속에는
한 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머리채를 휘날리며 화르르 타오르는 불길이 있다
팽팽하던 껍질은 조금씩 메말라가고
여자는 매일 매일 제 안의 불길로 온몸을 태운다
불길을 뚫고 허공으로 날아오른 콩새 한 마리
꽁지짓을 하며 날아간 그 자리
빨갛게 살아나는 흔적
불꽃을 숨긴 여자가
다용도실 한 쪽 벽에 걸려
제 불길에 제 몸을 태우며 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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