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한 두어 달 없어질게요 / 백창우

 

 

 

 

 

 

 

 

 

 

 

 

 

 

 

 

 

 

 

 

 

 

 

 

 

  한 두어 달 없어질게요

  뭐 한동안은 찾는 이도 있겠지만

  곧 잠잠해질 거예요

  답답해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고

  별 다른 것도 없이 되풀이되는 하루하루에

  숨이 막혀요.

  늘 아는 길로만 다니는 게 이젠 지겹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아요

  모르겠어요

  고장 난 시계처럼 내 삶이 멈춰서 있는 것 같아요

  내 안에 나 아닌 뭔가 들어앉았는지,

  매일 머리가 무겁고 가슴 터질 것 같아요

  이러다가 어느 날 필름이 끊어져버릴지도 몰라요

  좋은 음악처럼 살고 싶은데

  고여있는 큰 웅덩이보다는 작은 도랑물같이

  흐르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한 두어 달 돌아다니다 올게요

  세상 밖에 서서

  세상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거든요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5, 검버섯 / 반칠환  (0) 2025.03.12
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 / 류경희  (0) 2025.03.12
할인 모텔 / 강미정  (0) 2025.03.12
샘물 / 김진학  (0) 2025.03.11
외로움의 온도 / 조진국  (0) 202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