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릎은 시큰거리고 아파서
내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아침 산책 몇 달 만에 아프지 않게 되자
쉽게 잊혀졌다
어머니는 모시고 사는 우리 부부에게
무관심하고 무뚝뚝하시다. 때로는 잘 삐치시고
짜증까지 내신다.
어머니 보시기에 우리가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삼시 세끼를 꼭 챙겨드려야
마지못한 듯 드신다.
어쩌다 외출이 길어져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그때까지 밥을 굶으시며 아주 시위를 하신다.
어머니는 우리 부부에게 아픈 무릎이다.
아우는 마흔 넘도록 홀로 대척지인
아르헨티나로 멕시코로 떠돌아다닌다.
아우에 대한 어머니의 염려와 사랑은
참 각별하시다.
아우는 어머니의 아픈 무릎이다.
- 시집, 물방울 무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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