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똥꽃 / 오봉옥

 

 

 

 

 

 

 

 

 

 

 

 

 

 

 

 

 

 

 

 

 

 

 

 

 

  소가 똥 한 무더기 질퍽하게 싸놓고

  더운 입김 내뿜으며 떠난 뒤 쇠똥구리 달려들었다

  민들레 홀씨 달려들었다

  어쩜 그렇게 맛있는 풀내음을 풍길 수 있는지

  바람도 와서 놀다가 구멍 숭숭 뚫어놓고 먼 길 떠났다

  시간이 흘러, 똥에 꽃 핀다

  봄바람 불어오면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

  똥꽃 핀다

  이제 나비들 날아와 꿀을 빨 것이다

  그것이 맛있는 똥인 줄도 모르고

  한참을 빨아 먹다 갈 것이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 여림  (0) 2025.04.22
비 오는 날에는 / 곽성진  (0) 2025.04.22
그대 잘 지내나요? / 김순이  (0) 2025.04.22
파문 / 이장근  (0) 2025.04.22
봄꿈 / 문차숙  (0)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