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학원에서는 기형의 자세를 배웁니다
엉킨 자세를 푸는 일이라고 배웁니다
몸에는 엉킨 동작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살다 보면 기형이 정형의 노릇을 합니다
그런 기형을 비틀면 여기저기가 당기고 결리는
정형들이 들통나곤 합니다
요가수업이 끝나면
풀어진 것인지 더 엉킨 것인지 모를
반응들이 며칠 내 안에 돌아다닙니다
나간 것일까요
들어간 것일까요
서쪽에서 온 이 고행은 후생을 위한 저축이라는데
여자들의 동작에선 칭얼대는 아이가 나오고
매일매일 차려지는 식탁이 있고
구겨진 옷들이 반듯하게 걸립니다
자신을 위한 고행이었다면
자신이 결리고 아픈 일이 될까요
검은 비닐봉지 속 열무 두 단의 무게는 또
어느 뼈와 뼈 사이에 안착할까요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 태어난 기형이
요가 자세를 취하는 순간
뒤집어 놓듯 나를 잡아당깁니다
돌고래 자세,
아무래도 동작들이란
포유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 용혜원 (0) | 2025.05.03 |
---|---|
중년에도 봄바람이 분다 / 이채 (0) | 2025.05.03 |
한 생애가 적막해서 / 허형만 (0) | 2025.05.03 |
5월 / 최금녀 (0) | 2025.05.02 |
사후 / 고영민 (0) | 2025.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