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가 이불 속으로 들어와
내 팔을 끄집어다가 팔베개하고 눕는다
숲에서 방방 뛰어놀았는지
초록 내음이 콧속에서 진동한다
이파리 초록을 떨구는 소리
풀벌레 포르르 날갯짓 소리
소리가 소리에게 서로 안부라도 묻는 듯
밤새 가슴으로 파고드는
빗소리가 가창오리 떼처럼 꿈속을 뒤덮는다
한 생애가 적막해서
잠 못 이루는 걸 다 안다는 듯
말랑말랑한 빗소리가
이불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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