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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사후 / 고영민

 

 

 

 

 

 

 

 

 

 

 

 

 

 

 

 

 

 

 

 

   과수원 일을 하다가

   사고로 죽은 넷째 형이 자꾸 꿈에 뵌다며

   아버지는 오백여 그루 사과나무를 모두

   전기톱으로 베어버렸다

   4월이었고

   밑동이 잘린 나무에는 흰 사과꽃이 만발했다

   막내야, 사과를 딸 때는 꼭지까지 함께 따야 한다

   남아 있으면 나무가

   열매가 달린 걸로 생각하고 잎을 떨구지 않은 채

   없는 사과를 계속 키운단다

   과수원 농사를 영영 접었지만

   그 후로도 나는 오래오래

   과수원집 막내아들로 불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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