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무엇으로 살았습니까
앉은뱅이 민들레 하얗게 흩날리며
풀씨 내리지 못할까 타는 가슴 저며 온 날들입니다
눈물 가득 찬 한숨 먼 산에 묻어둔 아득한 날들입니다
그렇게 7남매 옷섶 챙기다 지친 날입니다
오늘도 그런 날입니다
아무도 몰래 가슴 쓸어내리며
숨죽이고 기도하는 모습이 아립니다
어머님의 끝없는 기도는 무엇입니까
어머니
세상은 가지지 못하더라도 한 줌의 내 땅 위에
축복받은 동산 만들어
우리 모두 가슴 활짝 열어 놓고 보듬고 뒹굴며
깔깔 소리 내어 웃고 살아가고 싶을 뿐인데
그렇게 기를 쓰고 평생 해온 기도
이제 그칠 때인가 봅니다
빈 마음 채우기에 너무 지쳤으니까요
어머니
그저 바라 볼 수밖에 없기에
마음마저 싸늘하게 식은
껍데기로 살아왔나 봅니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편지 / 송영숙 (0) | 2025.05.09 |
---|---|
瀑布 / 김수영 (0) | 2025.05.09 |
어머니의 치매 / 류정희 (0) | 2025.05.09 |
하현(下弦) / 정혜숙 (0) | 2025.05.09 |
어머니 / 유일하 (0) |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