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피었더군요
진흙 뺄 속 얼마쯤 발이 닿아있는지 깊이는 알 수 없지만
그대 가슴에 얼만큼 내가 발을 들여놨는지
어느 만큼을 채우고 있는지
어느 땐 전부이고 싶다가
어느 땐 일부분이라도 차지하면 좋겠다 하다가
슬며시 웃어요
땅 긋고 땅따먹기 하던 그때 한 뼘 한 뼘 땅을 재며
그것도 내거라고 뿌듯하게 웃었죠
저녁연기 피어오를 때 날 부르는 소리가 나면
그 땅 모두 놓고도 행복하게 돌아가던 가벼운 주머니
그래요
차지하려는 욕심이 아닌 느낌만으로 가득 찬 가슴
거기 그대로 있다면 연꽃처럼 환하게 그렇게 사랑할래요
연꽃이 피었더군요
그대 가슴에도 피었나요?
내 가슴엔 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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