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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리운 늑대 / 성선경

 

 

 

 

 

 

 

 

 

 

 

 

 

 

 

 

 

 

 

 

 

 

 

   한 마리의 늑대를 기다리네 나는

   때로는 서림이처럼 헤헤거리며 약아빠진

   때로는 꺽정이처럼 훌훌훌 날아다니는 山賊 같은

   몹쓸 늑대를 기다리네

   몇 마리의 羊을 위하여 초원을 버리고 

   울타리를 세우고 스스로를 감금한 양치기가

   저기, 늑대가 나타났어요

   저기, 늑대가 나타났어요

   세상을 향하여 고함을 지르듯

   나는 한 마리의 늑대를 기다리네

   때로는 달빛 아래 혼자 울 줄도 알고

   때로는 씨암탉을 노리며 밤새워 귀 세우는

   바위산이나 떡갈나무 숲 한 마리 늑대를 기다리네

   때때로 외로운 건 저 山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

   세상의 울타리 밖에서 귀 기울이고 서서

   누군가 出世間, 흔한 낙서같이 노래를 부를 때,

   누에가 고치 밖으로 혹은, 꽃들이 씨방 속으로

   금과 壁을 넘어 제 속에 뜬 별을 찾아 길을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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