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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조숙 / 김선태

 

 

 

 

 

          우리 집 뒤뜰에 핀 찔레꽃처럼

          괜시리 마음이 애지고 막막해지는 계집아이가 우리 반에 있었는데,

          마주치면 쳐다보지도 못하고

          지레 먼 논둑길을 도망치다 자꾸만 넘어지곤 했는데,

 

          그런 날은 아니 그 다음 날은

          무슨 죄나 지은 듯이 아예 학교도 작파한 채

          산에서 놀다 기신기신 집으로 기어들곤 했는데,

 

          열 살쯤이던가,

          촛불을 들고 칠흑 같은 벽장 속에 들어가

          종일토록 연필에 침을 묻혀 쓴 편지로나 말을 걸고 싶었던 것인데,

 

          무슨 세상에

          가장 어려운 말이라도 적혀 있었던지

          졸업가를 부르는 순간까지도 건네지 못하고

          손때만 잔뜩 묻은 걸 도로 벽장 깊숙이 감춰버렸던 것인데,

 

          사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온통 마음이 환해지는 것이어서,

          남몰래 지나온 세월을 거슬러 오르고 싶기도 한 것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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