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은줄 알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주 오시던 님이
바람처럼 사라지셨거든요
은은한 겨울 달빛이 내리는 뜨락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른 힘이 드는 시기란걸 저는 알고 있지만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 처럼
이 고요한 산길을 따라 훠이훠이 그렇게 떠나셨나 봅니다
알알이 가슴에 박혀있던 많은 말들이
흰 눈이 되어 온 산을 덮어버렸고
바람은 덩달아 바람서리 꽃을 피워 놓았습니다
엇비슷한 산길을 따라 흔적도 없이 가버린 님
정녕 무엇이 그리 급하셨나요
차마 오고간다는 말이 그리 어렵던가요?
어디에 계신지 알 길이 없고
간간이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애간장을 끊는 건
요령이 부족하여 가신 님 잡지못한 자신이 미웠었고
겨울 찬바람이 창문을 흔드는데
어디선가 떨고 방황하고 계실 님 생각에
가슴을 졸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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