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근처 돼지부속 집에 모인 사람들
미션과 삼발이, 얼라이먼트, 캬브레다, 엔진....
폐차의 주검을 수습하던 손으로 소주잔을 돌린다
막창, 오소리감투, 갈매기살, 껍데기, 쌍방울....
돼지부속 안주삼아 한 저녁을 건너고 있다
아줌씨 저 쌍방울이 뭐시당가요?
비뚤비뚤 기어간 메뉴판 글발 놓고 던진 농지거리에
아그야, 넌 불알도 모르것냐?
어구 저 씨부랄 놈,
너그 집 죽은 시계불알이다
기름때 절은 손으로 봄똥에 쌈장을 바르던 사내
돼지껍데기 뒤집듯 다시 한번 지글거리는데
아줌씨 갈매기살이나 쌔려묵고 바다로 날아가볼까?
저런 우라질 놈 생지랄하고 자빠졌네
오소리감투 처먹고 목이나 콱 막혀 뒈져부러라!
욕지거리도 매양 듣다보면 헛배가 부르는지
그래 이왕지사 욕질 판에 감투나 한자리 써보자고
오소리감투를 불판 위에 한 움큼 올려보는데
욕쟁이 아줌씨 뭇망치로 한마디 더 쏘아댄다
이눔아 난 오늘 새벽에도 돼지머리에 절 한자리 올렸다
니놈들도 폐차 꽁무니에 대가리라도 한번 박아봐라
불쑥 내민 홍두깨에 소주잔 꺾던 손이 뜨악해 지는데
야들아 오늘 우리 몇 대나 작살내브렸냐?
오십대냐? 백대냐?
나는 누구의 부속(附屬)이었다냐?
기름밥 먹는 우리 몸속의 부속들은 안녕하시당가?
가슴에서 불알까지 손더듬이로 쓸어보는 사이
초겨울 저녁 돼지부속 집 금간 유리창에는
오소리털벙거지 뒤집어쓴 고향 눈이 누덕누덕
어둠을 깁고 들어서는 것이렸다.
<현대시 200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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