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도둑 같이 왔고 사랑은 기습처럼 왔다.
이미 사랑을 기대하지 않고 있던 서글픈 체념 속으로
사랑은 마치 한여름의 우박처럼 뜬금없이 왔다.
그래서 나는 너를 만난 후 오랫동안 앓을 수밖에 없었다.
불시에 복부를 강타당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 아픔은 이상하게도 감미로운 것이었다.
내 잃어버렸던 청춘의 열기가 되살아 나오며
나를 미치도록 들뜨게 했다.
너를 만년필로 만들어 안주머니에 꽂고 다니고 싶다.
아니 내가 너의 팬티가 되고 브래지어가 되어
하루 종일 네 살갗에 붙어 있고 싶다.
제발 나를 버리지 말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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