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지도 모를,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너는 왜 사는가?
우리 사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듯
그저 나는 그대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이다.
너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렇게 설레이는 것을.
산다는 것,
그건 바로 기다림의 연속이 아니던가.
해가 뜨길 기다리고,
해가 지길 기다리고, 그 세월의 흐름 속에서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리하여 끝내는 죽음마저 기다리는.
기실 기다리는
그 순간이 모여 우리 삶이 되질 않았던가.
그 중에서도
내 가장 소중한 기다림,
그대여.
내 인생의 역에 거짓말처럼 들어와 서고,
그대가 손을 흔들며 플랫폼으로 내려설
그 눈부신 순간을 기다리네.
기다리고 또 기다리네.
그대여, 어서 오기를.
그래서 먼 여행 끝의
피곤함을 모두 내게 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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