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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기다리는 이유 / 이정하

 

 

 

언제 올지도 모를,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그대를

기다리는 것은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너는 왜 사는가?

우리 사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듯

그저 나는 그대를 기다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이다. 

너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렇게 설레이는 것을.

산다는 것,

그건 바로 기다림의 연속이 아니던가.

해가 뜨길 기다리고,

해가 지길 기다리고, 그 세월의 흐름 속에서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리하여 끝내는 죽음마저 기다리는.

기실 기다리는

그 순간이 모여 우리 삶이 되질 않았던가.

그 중에서도

내 가장 소중한 기다림,

그대여.

내 인생의 역에 거짓말처럼 들어와 서고,

그대가 손을 흔들며 플랫폼으로 내려설

그 눈부신 순간을 기다리네.

기다리고 또 기다리네.

그대여, 어서 오기를.

그래서 먼 여행 끝의

피곤함을 모두 내게 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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