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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바다의 소야곡 박소향

 

 

너 없이도 늘 푸른 바다로 간다

상처가 나면 어떠랴

고독마저 보이지 않는 그 바다에

푸르게 묻히고 싶다

바람에 잠긴 노을은 꿈을 꾸는데

허옇게 바닥을 드러내놓고

달려드는 저 파도를 어쩔 것인가

을씨년스러운 시간 속에 묻혀

묵은 껍질을 벗지 못한 나는 꿈이라도 꾸어야지

가슴을 비운 물거품처럼

지치기라도 해야지

어딘가에서 상처를 내고 숨어버린

사랑했던 날들이여

 

바람이 빠져나간 머리카락 사이로

실신한 바다가 보일 때까지

침묵에 시달리게 하라

혼돈의 밤물결 위에 가라앉은

너를 그만 잊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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