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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우리는 무엇에 젖나요?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구름 떼.

누구의 산발한 사연인가요.

떠도는 사람, 떠도는 사랑.

장마는 사람들을 외딴 곳으로 데려갑니다.

이윽고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우리는 산골, 또는 바닷가 어느 허름한 민박집에 묵습니다.

물론 모든 소품들은 추억에서 꺼낸 것입니다.

어둠이 내린 민박집 백열등에 외로움을 말립니다.

말릴수록 번지는 외로움, 때로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

알 수 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

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낮은 천장의 불을 끕니다

 

 

                          -권대웅의 시 `민박"중에서-